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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0. 30. 선고 2014가합56755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 12. 선고 2015나 2063761 판결 등록일 2018.08.13 10:56
글쓴이 단천 조회 267
게임물은 저작권법적 관점에서 매우 복합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컴퓨터프로그램이지만 영상저작물, 미술저작물, 음악저작물, 어문저작물로서의 성질도 함께 가지고 있다. 게임 관련 저작권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게임의 복합 콘텐츠로서의 성질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획특집 2에서는 게임 저작권 분쟁의 법적 쟁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제작·퍼블리싱·서비스/이용 등에서 발생게임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통해서 저작권 이슈가 불거져 나오는 것을 묶어보면 크게 세 가지 덩어리로 분류할 수 있다. 크게 게임물 제작 과정, 퍼블리싱 과정 및 서비스/이용과정을 들 수 있다. 첫째, 게임물 제작 과정에서는 게임물의 소재 이용을 둘러싼 저작권 침해 문제, 캐릭터 또는 아이템의 저작물성 인정 문제, 기존 게임물과의 유사성에 따른 저작권 침해 문제, 게임물 창작 과정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의 저작자 지위 문제, 게임물 위탁 개발에 따른 저작권의 귀속 문제, 완성 게임물의 복합적 저작물성에 기인한 조화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퍼블리싱 등 완성 게임물의 상업적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저작권법 쟁점이 있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의 계약 내용에 따라 많은 복잡한 계약분쟁이 발생하지만, 특히 완성 저작권 귀속에 관한 계약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와 업무상저작물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가가 주로 문제가 된다.
셋째, 게임물의 실제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쟁점이다. 오토프로그램이 게임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e스포츠의 방송 중계와 관련하여 게임 저작권자의 전송권 또는 방송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 등이 많은 논란을 불러온 쟁점들이다.

복합적인 성질의 게임물 저작권게임물은 저작권법적 관점에서 매우 복합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자주 저작권 침해 분쟁이 발생하는데, 저작권 침해 판단도 게임 콘텐츠의 구성요소별로 별도 평가가 이루어지게 되어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에 있어서는 침해가 성립하지 않지만 미술저작물 부분에서는 침해가 성립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임 저작권 분쟁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 간의 표절 분쟁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게임 중 상당수는 무료로 어플 다운로드가 가능한데, 어플 내에서 이용자들이 게임 시작 후 구매하는 아이템 등 소액거래(micro transactions)를 통하여 게임 퍼블리셔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른바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막강한 스마트폰 이용자 수를 배경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2014년에는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만 10억 달러의 매출이 달성되었고, 특히 캔디 크러쉬 사가(Candy Crush Saga),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 퍼즐 앤 드래곤(Puzzle & Dragons)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수익창출의 기회가 증대됨에 따라 비디오게임의 복제 게임이 줄을 잇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에서 앵그리버드(Angry Birds)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후 줄지어 Angry Rhino: RAMPAGE!, Angry Alien, 및 Angry Pig가 앱스토어 등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 모바일 퍼즐게임 ‘프렌즈팝’과 최근 출시된 카카오의 ‘프렌즈팝콘’의 게임 표절 논란 등 저작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디어와 표현의 경계 정립이 문제거의 모든 종류의 게임 장르에서 아이디어와 표현은 독특하게 중첩되고 연결되어 있어서, 법원은 아이디어와 표현의 경계를 정립하는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게임의 혁신을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모방자와 창작자들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책적인 틀에 대한 고민과 결을 함께 하는 문제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비디오게임 저작권 침해 사건 대부분은 피고에게 유리한 판단으로 귀결되었다. 비디오 게임에 대한 저작권 보호 범위를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판단해온 법원의 태도는 비디오게임 분야에서 게임 복제 관행(cloning)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게임 클로닝의 만연은 게임 개발자의 창작의욕을 감퇴시키고 혁신적이고 새로운 게임의 개발을 저지하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뿐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봄버맨 판결➊에서 법원은 장르, 기본적인 배경, 전개 방식, 규칙, 단계 변화 등은 게임의 개념·방식·해법·창작도구로서 아이디어에 불과하며, 아이디어를 표현함에 있어 기술·개념적으로 제약된다면 역시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봄버맨 게임은 직사각형의 플레이필드 안에서 폭탄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죽이는 게임으로 화염에 맞지 않기 위해 피하거나 연쇄적 폭발이 일어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고 소프트 블록·하드블록의 구분, 화염이 소프트 블록을 파괴하면 캐릭터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모습, 폭탄을 손으로 밀거나 차는 아이템의 활용, 폭탄의 움직임 한계, 소프트블록의 변화 등은 저작권이 보호하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아이템이나 표현은 색채나 미감이 다르다는 입장에서 저작권 침해를 부정했다.
비교적 최근의 게임 저작권 침해 분쟁인 캔디 크러쉬 사가 사건➋에서도 법원은 게임 규칙은 추상적인 게임의 개념이나 장르, 게임의 전개 방식 등을 결정하는 도구로서 게임을 구성하는 하나의 소재일뿐 보호되지 않는 아이디어 영역에 해당한다는 점, 게임 저작권 침해에서는 시각적인 모습이나 캐릭터 등 표현된 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 매치-3-게임에서 게임 규칙이라는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표준적 삽화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원고 게임의 게임 규칙은 아이디어 영역에 해당하고, 양 게임의 아이디어의 표현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 피고의 게임의 화면 및 디자인 구성요소를 세세하게 분석하면 실질적인 차이가 발견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게임 규칙의 조합 및 배열도 기본적으로 아이디어 영역이라고 보았고, 전체적인 관념이나 느낌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저작권 침해 판단을 하게 되면 저작권 보호 범위를 아이디어에까지 확장하는 결과를 가져와서 부당하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게임 저작권 침해 판단 기준 변용 여지 있어이러한 두 건의 판결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점은 추상적인 비디오게임의 규칙은 물론 상당히 구체화된 운영 표현 역시 비디오게임의 규칙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단 AFC 테스트(Abstraction-Filtration-Comparison Test) 중 추상화·여과 단계에서 저작권이 보호하지 않는 아이디어의 영역이 상당히 넓어질 수밖에 없고 그 위에 아케이드 게임의 형식에 따른 표현의 제약을 하드웨어가 상당히 발전한 시기임에도 강조함으로써 보호를 위한 표현이 요구하는 창작성의 수준을 상당히 높이 잡고 있다.
다음으로 보이는 면은 AFC 테스트를 운영함에 있어 최종 유사성 판단에 있어 전체적인 느낌과 개념상의 유사성보다는 각 요소를 분석해 미세한 차이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사실상 최초의 비디오게임 관련 실질적 유사성 판결로 볼 수 있는 Atari, Inc. v. Amusement World, Inc. 판결➌에서 미국 법원이 오리지널 게임과 22건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유사성은 우주의 암석을 쏘는 게임의 한계와 초기 하드웨어 제약에서의 한계에서 나온 것이라는 판단과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위 판결에서 문제가 된 게임들은 흑백과 컬러로 소비자가 대할 때 전체적인 느낌과 개념상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판결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미국에서는 최근 게임 개발 기술의 진보와 복제 게임이 만연한 현실 배경하에 기존 저작권 침해 판단 패러다임이 새로운 기술적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견해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의 주목할만한 판결들에서는 아이디어·표현 구분을 새로이 하거나, 합체이론과 표준장면 이론을 제한적으로 적용하여 기존 게임의 저작권 보호를 확장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술적 진보는 비디오게임 분야에서 창작적인 표현 기회가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합체이론과 표준장면이론의 정책적 적용범위를 재조정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Spry Fox LLC v. LOLApps Inc. 판결).
게임 저작권 분야에서 복제 게임 또는 아류 게임의 만연은 저작권 침해이론의 현대적 변용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고 사료된다. 이를테면 합체의 원칙이나 표준적 삽화이론은 종종 저작권 침해의 부정이론으로 사용되었으나, 기술적인 진보가 상당한 수준에 오른 현재 상황에서는 합체의 원칙의 적용범위를 보다 제한하는 방향으로 게임 저작권 침해 판단 기준을 변용할 여지가 있다.